소비재 렌탈플랫폼 1위 사업자인 BS렌탈이 새로운 주인을 맞이한 이후 한 단계 도약을 앞두고 있다. 코로나19(COVID-19)에 따른 경기침체로 렌탈업계도 일정부분 영향을 받고 있지만 BS렌탈은 오히려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하고 있다.
이는 최근 새로운 주주로 맞이하며 앞서 준비했던 다양한 사업에 대한 현실화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렌탈업계 확고한 1위를 굳히겠다"며 영업전략 구상에 여념이 없는 전용우 BS렌탈 대표(사진)를 만났다.
◇"렌탈 플랫폼은 하얀 도화지"…투자자 시너지 극대화 모색
렌탈플랫폼은 소비자들이 사용해보고 싶지만 한꺼번에 큰 자금을 들여 선뜻 구매하기 어려운 상품을 제공한다. 매월 일정한 금액을 내면 사용이 가능하도록 렌탈 형태로 구조화해 다양한 상품들을 소비자들에게 대여해주고 있다.
코웨이, 청호나이스 등 1세대 렌탈사업자가 정수기, 비데, 매트리스 등 생활가전 필수품을 렌탈했다면 2세대인 이들 렌탈 플랫폼 기업들은 품목을 다양화했다. BS렌탈은 의료기기와 헬스케어, 가정용 생활용품에 이르기까지 고가지만 일상생활 만족도를 높여주는 아이템을 소비자들에게 렌탈로 제공하고 있다.
BS렌탈은 2세대 렌탈플랫폼 대표주자로 꼽히는 곳이다. 2011년 설립돼 홈쇼핑 무(無)점포 유통채널을 통해 급속한 성장을 이뤄냈다. 이는 △제품소싱 △자체 콜센터 △채권관리 조직 △전산시스템 등을 단계적으로 확보하면서 사세를 키웠다. 맥쿼리파이낸스 출신 전용우 대표 등 주요 임원진들이 구조화금융에 잔뼈가 굵은 금융사 출신들로 구성되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BS렌탈의 입장에선 설립 10여년을 맞이하며 최근 분위기 전환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하는 회사의 규모에 비해 회사 내부관리 시스템 등을 체계화할 필요성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창업자 위주의 기존 구주주들만의 네트워크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 리드코프, KG이니시스 등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를 새로운 파트너로 맞아들이게 됐다.
전 대표는 "렌탈플랫폼은 하얀 도화지와도 같아 어떤 상품을 소싱해오느냐 혹은 렌탈구조화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그림을 그릴 수 있다"며 "기존에는 각 분야에 전문성을 지닌 임직원들이 회사를 꾸려왔지만 향후에도 업계 1위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투자자를 비롯한 다양한 네트워크를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BS렌탈은 이들 투자자들과 시너지 효과를 내는 모습이다. 투자자들은 매달 정기적으로 한 자리에 모여 경영현황을 점검하고 있기 때문에 중장기적인 사업구상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전 대표는 "대주주 변경 이후 당장 눈앞에 보이는 변화를 추구하기보다는 이들과 시너지 효과를 도출해낼 수 있는 방법을 고민 중"이라며 "BS렌탈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스템 고도화 방점…온·오프라인 비중 변화 저울질
발상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만든 렌탈플랫폼 회사들에게도 고민거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렌탈플랫폼이 대여하는 상품은 소비자들이 당장 꼭 필요한 품목보다는 삶의 만족을 위해 집에 갖춰두면 좋은 품목들이 대다수다. 때문에 코로나19로 소비자가 허리띠를 졸라매는 상황에서 렌탈플랫폼 회사들도 생존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전 대표는 "올해를 기점으로 렌탈플랫폼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며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황이기 때문에 BS렌탈 역시 회사 내부 관리 및 홈쇼핑 방송횟수를 줄이는 등 지출계획을 수정해 '보릿고개'를 넘기 위한 선제적 대처에 나섰다"고 말했다.
당초 BS렌탈은 기존 플랫폼 렌탈 상품들 외에 음식물처리기(BS푸디) 등 자체브랜드(PB) 제품에 대한 매출 확대노력에 나설 계획이었으나, 코로나로 인한 경기침체의 여파로 상반기엔 내실을 강화하는데 집중했다. 오는 하반기부터는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그동안 준비했던 △헬스케어·의료기기 △미용기기 △생활가전 △유아·반려동물 등 소비자의 선호도가 높은 제품들을 선보이며 시장 선도업체로서 더욱 공격적인 영업에 나설 계획이다.
이외에도 채널 비중에 변화를 꾀하겠다는 포부다. 기존에는 홈쇼핑이 BS렌탈 전체 외형의 70%를 차지했다면 앞으로는 홈쇼핑 이외에 온라인 및 오프라인의 다양한 유통채널을 통해 홈쇼핑과 온·오프라인의 매출비중을 5:5로 맞추겠다는 청사진을 수립했다. 대내외 변수에 대한 협상력과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선 매출처를 다변화할 필요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BS렌탈은 또 온라인 자사몰에서 직접 렌탈결제가 가능한 판매방식을 도입하는 등 한 단계 재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트렌드 및 시장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함이다. 자체 콜센터 및 전산시스템의 고도화를 통해 경쟁우위를 더욱 굳히겠다는 복안이다.
전 대표는 "자체 렌탈 전산 시스템을 갖추고 이를 운영할 수 있는 회사를 그간 찾아볼 수 없었다"며 "소비자 편리성을 높이는 동시에 렌탈계약을 관리하기도 수월해져 경영상의 효율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강소기업 동반성장 도우미…차별성 강조 '신시장' 구축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렌탈시장 규모는 2020년 4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중에서 렌탈 플랫폼 업체들이 주로 취급하는 가정 및 생활용품 시장규모는 11조원으로 집계된다. 시장 수요는 매년 늘어나고 있는 반면 전통 렌탈업체와 2세대 사업자 등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사업자들은 한정적이다. 이에 렌탈 플랫폼 회사들은 국내외에서 강소기업을 발굴하는 데 여념이 없다. 다른 플랫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상품을 선보여야 집객력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BS렌탈이 BS소닉 음파운동기를 선보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음파기술력을 갖춘 제조사에 생산을 맡긴 덕택이다. BS푸디 음식물처리기 또한 현 공급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탄생할 수 있었다. BS렌탈은 우수한 제품을 보유하고 있어도 유통채널을 확보하지 못한 중소·벤처기업을 발굴해왔다. BS렌탈으로선 렌탈계정이 증가하고, 제조사 입장에선 실적개선에 도움을 받는 ‘선순환 효과’가 도출됐다.
전용우 대표는 BS렌탈이 타사를 압도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상품 소싱을 담당하는 영업직원(MD)의 경쟁력을 꼽았다. 20여명에 달하는 MD들이 소비자의 구미를 당길만한 상품을 끊임없이 발굴하고 있다는 것이 전 대표의 설명이다. 특히 BS렌탈은 '포스트코로나' 등 시장 환경의 변화를 염두에 두고 MD를 포함해 회사 내부 인원 증원 등의 방식으로 타사 대비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복안을 세웠다.
전 대표는 "코로나19 등 대내외 변수가 우려되지만 BS렌탈은 올해도 전년과 엇비슷한 수준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에도 렌탈플랫폼 업계 1위의 시장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도록 회사를 지속적으로 시장상황에 맞춰 변화를 가져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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