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디지털 노마드란?

by @#$*&! 2020. 1. 23.
728x90

시간과 장소 구애 없이 일하는 디지털 유목민

하루는 일하는 중간에 서핑을 즐기기도 하고, 어느 날은 비가 내리는 창 밖 풍경을 보면서 작업을 하기도 하고, 또 다른 날은 로마 콜로세움 근처에서 관광객을 바라보며 일한다. 이런 꿈같은 근무 환경을 실제로 체험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인터넷과 업무에 필요한 각종 기기, 작업 공간만 있으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유목민, ‘디지털 노마드’ 얘기다.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신 유목민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는 프랑스 경제학자 자크 아탈리가 1997년 ‘21세기 사전’에서 처음 소개한 용어다. 주로 노트북이나 스마트폰 등을 이용해 장소에 상관하지 않고 여기저기 이동하며 업무를 보는 이를 일컫는다.

2010년 초반부터 언제, 어디서나 자신의 기기를 통해 근무할 수 있는 ‘BYOD(Bring Your Own Device)’ 바람이 불었다. 인터넷에 연결된 기기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PC가 책상을 벗어나 무릎 위, 손바닥 안으로 들어오면서 생긴 변화였다. 특정 직업을 가진 사람에게만 한정된 얘기가 아니다. 프로그래머, 마케터, 교사, 디자이너, 컨설턴트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이 자신이 원하는 곳에서 근무하기 시작했다. 마음만 먹으면 자신의 기기를 가지고 얼마든지 회사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세상이 열렸다.

디지털 노마드는 BYOD 환경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간다. 단순히 일하는 장소만 자유로운 게 아니라 생활 터전도 자유롭다. 서울에서 집을 구하고 서울 여기저기서 일하는 게 아니라 서울에서 생활하면서 일하다가, 대구에서 일하다가, 어느 날은 제주도, 또 다른 날은 교토에서 지내면서 일하는 식이다. 고정된 업무 공간과 생활 환경에서 벗어나 커피숍, 도서관, 캠핑카 등 일할 수 있는 장소면 어디든 찾아가 원격으로 일한다. 이런 유목민 같은 특징 때문에 디지털 노마드를 ‘신 유목민’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디지털 노마드를 위한 서비스들

전세계적으로 디지털 노마드 인구가 늘어나면서, 이와 관련된 서비스도 우후죽순 등장하고 있다. 디지털 노마드를 위한 온라인 커뮤니티 ‘해시태그노마드(#nomad)’, 근무 환경 정보를 정리한 ‘노마드리스트’, 검색엔진 서비스 ‘텔레포트’ 등이 그렇다. 여기에서 정보를 찾아 어디서, 어떻게 일하면 좋은지 먼저 알아보는 게 좋다.

해시태그노마드(#nomad)는 메신저 플랫폼 ‘슬랙’에 개설된 커뮤니티다. 카카오톡에 디지털 노마드와 관련해 얘기를 나누는 단체 채팅방이 마련돼 있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가입 과정은 간단하다. 웹사이트에서 가입 신청 후 승인 e메일을 받으면 가입절차 완료다. 가입하려면 디지털 노마드 프로젝트 지원을 위한 후원금으로 65달러를 내야 한다. 모든 참가자들은 ‘#nomads’ 채널에 기본으로 가입되고, 왼쪽 채널 메뉴에서 관심 가는 채널을 찾아 추가로 가입할 수 있다.

채팅창에서 ‘/join #채널이름’을 입력하는 방식으로도 채널 가입이 가능하며, 이 명령어를 통해 새로운 채널을 오픈하는 것도 가능한데, 현재는 관리자들이 채널 오픈 권한을 가지고 있다. 새로운 채널을 개설하고 싶다면 왼쪽 메시지 기능을 이용해 관리자들에게 개설을 원하는 채널의 이름과 함께 요청 메시지를 보내면 된다.

해시태그노마드엔 2014년 11월1일 처음 채널이 개설됐으며, 개설된 첫날 약 300여명이 모였다. 현재 1만여명이 넘는 디지털 노마드가 해시태그노마드에서 형식과 격식 없이 누구나 자기가 알고 있는 정보를 다른 사람과 주고받고 있다. 전 세계 퍼져 있는 노마드 10여 명 이상이 ‘디지털 노마드 밋업’ 오프라인 만남을 주최하는 등 관리하고 있다.

텔레포트는 디지털 노마드 생활비를 계산해주는 검색엔진이다. ‘자신이 최상으로 생활하고 일할 수 있는 장소로 이동하자’라는 슬로건을 걸고 디지털 노마드가 생활할 도시 주거 비용, 교통비, 생활비 등을 계산하고 비교해서 보여준다.

전 세계 110개국 도시의 주택임대료, 스타트업 활성화 여부, 여행시 접속 편의성, 의료 환경, 세금 수준, 생활비, 교통 편의성, 인터넷 접근성, 교육 수준 등과 같은 정보를 점수를 매겨 정리해 보여준다. 단순히 임대료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통근시간이나 생활비 등이 한 도시 안에서 어느 지역에서 일하느냐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도 비교해 볼 수 있다. 비자와 세금 관련 정보도 제공된다. 한마디로 직접 가보지 않고도 해당 도시에서 일할 때 최소 비용이 얼마나 들어갈지 미리 알아볼 수 있는 곳이다.

여기에 더해 텔레포트는 전 세계 흩어져 있는 디지털 노마드나 원격 근무 직원을 모아 대화할 수 있는 ‘텔레포트 선다이얼(Teleport Sundial)’과 ‘텔레포트 플록(Teleport Flock)’을 제공한다. 텔레포트 선다이얼은 그룹 통화로 서로 업무 진행 상황이나, 안부를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다. 텔레포트 플록은 전세계 흩어져 있는 직원이 한 장소에 모일 때 어느 도시에서 모임을 가지는 게 효율적인지 계산해서 알려준다. 가장 빨리 모일 수 있고 여행비와 숙박비, 비행기에 타고 있는 시간을 계산한 다음, 해당 지역 모임 장소를 추천해 보여준다. 이런 기능 때문에 실리콘밸리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유수 벤처캐피탈 안드레센 호로위츠로부터 투자금 2500만 달러를 유치할 정도로 유명세를 얻고 있다.

노마드리스트는 전 세계 디지털 노마드를 위한 목적지와 각 도시에 대한 자료를 모아 정리한 웹사이트다. 텔레포트처럼 비교해서 볼 순 없지만, 디지털 노마드에게 최적인 도시들을 물가, 기온, 인터넷 속도, 협업공간 등과 같은 각종 정보와 함께 보여준다. 각 도시에서 실제로 일한 경험이 있는 디지털 노마드들이 올려놓은 사진도 볼 수 있다. 웹사이트 방문객 투표로 ‘어떤 도시에서 일하면 좋은가’를 순위를 매겨 보여주는 기능도 눈에 띈다. 1월24일 기준으로 디지털 노마드가 일하기 가장 좋은 도시로는 태국 치앙마이와, 방콕이 꼽혔다.

그 외에 디지털 노마드를 위한 서비스로 레딧 내 디지털 노마드 모임, 노마드 포럼, 해커 파라다이스, 코보트, 업워크, 리모티브, 위워크리모틀리, 디지털 노마드 컨퍼런스 등이 있다.

디지털 노마드가 2014년 중반을 기점으로 대중의 주목을 받게 되면서, 2015년 디지털 노마드와 관련된 각종 프로젝트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하버드대학교를 비롯한 여러 곳에서 ‘디지털 노마디즘’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고, 관련 서적도 출시되고 있다.

지난 2015년에는 디지털 노마드의 해라고 불릴 만큼 관련해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30여명의 디지털 노마드가 아시아와 유럽 지역을 함께 여행하고 일을 하는 ‘해커 파라다이스’, 100여명의 디지털 노마드가 1년여에 걸쳐 전 세계를 누비는 ‘리모트 이어’가 열렸고, 8월에는 독일 베를린에서 처음으로 ‘제1회 디지털 노마드 컨퍼런스’가 개최되기도 했다.

직장인 반응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폴리콤코리아가 2015년 9월 발표한 ‘전 세계 근로자 업무 환경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원격근무가 성장하고 있으며 많은 기업이 원격근무를 선택할 수 있게 제공하거나 기존 원격근무를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