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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김종인 통합당 개혁, 獨 기민당 롤모델로 '좌회전'

by @#$*&! 2020. 6.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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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학계와 두루 교류한 '독일통'
보수정당, 좌파 아젠다 선점…'좌파 무력화' 시킬 전략 구사
독일 청년 '영 유니온' 벤치마킹…양국 정치 달라 쉽지 않을 듯
박지원 "성과 없는 결말 예상"

미래통합당의 쇄신을 주도하고 있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독일 기독민주당(기민당)을 모델로 당의 개혁 작업을 밀어붙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 비대위원장이 독일 정치계·학계와 두루 교류해온 대표적인 '독일통'인데다 지금까지 여론을 떠보듯 던진 메시지도 기민당 사례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1964년 독일 뮌스터대학으로 건너가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꾸준히 독일에 대한 연구를 이어왔고, 벤치마킹의 대상으로 삼은 기민당은 신자유주의의 문제를 깨닫고 정책 수정을 통해 현재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배출한 정당이다.

정치권에선 김 위원장이 나름 독일에서 성공한 모델을 한국에 이식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지만, 양국의 정치풍토가 달라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자신이 쓴 책 '영원한 권력은 없다'에서 "독일의 기민당을 보라"며 "보수 정당이지만 스스로 보수를 앞세우지 않으면서 보수주의를 실천하고, 좌파의 어젠다까지 선점하여 오히려 좌파를 무용지물로 만들고 있다"고 썼다.

비대위 출범 일주일 만에 '약자와의 동행'부터 '궁핍으로부터의 자유' 등 좌파적 의제를 던진 것과 맥이 닿는다. 심지어 그가 꺼낸 첫 화두는 진보진영조차 주저하는 기본소득이었다.

아울러 비상대책위원회의 핵심 정책 산실 역할을 할 경제혁신위원회도 자유주의와 사회주의를 융합한 독일식 사회적 시장경제 모델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또한 김 위원장은 당의 취약점인 청년인력 충원을 위해 독일식 청년 인재 육성 플랫폼을 구상 중이다. 독일 기민당·기독사회당 내 독립적인 자(子) 정당인 '영 유니온'(Die Junge Union Deutschlands·JU)이 그 모델이다. 영 유니온의 14∼35세 청년 당원들은 전당대회를 열어 자체 지도부를 선출하고, 정당행사와 토론회 등을 일종의 놀이처럼 운영하며 착실하게 정치 경험을 쌓는다.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은 최근 해체까지 거론된 통합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도 아데나워 재단을 롤모델 삼아 개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비영리 공익재단인 아데나워 재단이 4차 산업혁명 등 보수진영의 장기적 정책 이슈와 비전을 선도적으로 발굴하듯 여의도연구원도 이러한 역할을 할 조직과 인력을 '고품격 싱크탱크'로 만들어야 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독일 기민당 모델을 한국에 이식하려는 시도는 황우여 전 새누리당 대표를 포함해 이전에도 많았지만 국민들에게 강한 인상을 주진 못 했다. 남북분단 상황인데다 우리 정치환경이 이른바 제왕적 대통령 제도를 시행한 탓에 차기 대권주자를 중심으로 정당의 흥망성쇠가 반복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또한 당의 기초체력이 극도로 빈약한 상태에서 외국모델의 접목이 이뤄질 경우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무엇보다 보수색채가 엷은데다 당내 지분마저 부족한 김 위원장이 당의 노선을 지나치게 왼쪽으로 옮길 경우 당내 보수층의 반발이 불가피하다.

박지원 전 국회의원은 "김 위원장이 지금까지처럼 신선한 이슈를 띄우고 여론의 호응을 이끌어내는 데는 역량이 탁월하지만, 당내 반발이 터져 나올 경우 미련 없이 자리를 관두는 모양새가 예상된다"며 "당내 강성보수층이 김 위원장에 반발할 것이 자명하기 때문에 김 위원장은 처음을 좋았지만, 나중은 성과 없이 나쁘게 끝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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